김영하 프로의 ' 더 나은 스윙, 더 나은 골프'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휴가철이 지나고 발목부터 무릎까지 벌겋게 그을린 상태로 연습장에 온 남성 회원이 바닷가에서 잘 보내고 온 줄 알았다. 물어보니 얼마전 필드 라운드 가서 태웠다는 것이다.

반바지 차림으로 라운드를 허용하는 골프장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며 울산 권역내 골프장 여러 곳에서도 한여름 반바지 차림의 라운드를 남성들에게도 허용한다.

연습장에도 여름철에 반바지 차림이 30~40% 이상은 되는듯 하며 젊은층 일수록 비율은 높다.

에티켓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골프장은 드레스 코드(Dress code·어떠한 옷을 입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이드)라는 것이 있다. 클럽하우스 출입때 상의는 자켓을 입어야 하고 ‘반바지 차림으로는 플레이를 할 수 없다’는 조건이 차츰 젊은 골퍼들이 많아 완화되는 듯 하다.

남성 골퍼들에게 여름철 필드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라운드 하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다면 아마도 세 부류로 나뉠 것 같다. 절대적으로 찬성하고, 원하는 복장으로 자유롭게 그리고 긴바지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의 차이를 나타낼 것이다.

시선을 돌려 보면 반바지 허용에 대한 패션 업계의 반감도 한몫을 할 것 같다. 아마도 바지의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시중에서 반바지와 긴바지의 가격은 무릎아래 원단의 유무에 따라 50%이상 차이가 난다.

▲ 최근 젊은 골퍼들이 크게 늘면서 한여름 반바지 차림으로 라운드를 허용하는 골프장들이 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의 레깅스가 골프 패션이 되듯 앞으로 남성들의 반바지 역시 여름철 연습장과 필드의 대세가 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여름철 30~35℃ 정도의 필드에서 반바지 골프는 조금씩 문이 열린 상태이며 젊은층의 골프인구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 반바지 차림 유치 경쟁은 골프장의 매출과도 관계 된다.

전국 골프장 협회에서 규정을 동시에 적용하지 않는 한 경쟁이란 고객편의 위주로 흐르게 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명문 컨트리 클럽을 추구하는 골프장 일수록 반바지를 허용하지 않는다. 품격을 따지고 회원권 가격과도 연결되기에 드레스 코드를 내세운다.

대부분의 전통을 고수하는 회원제 골프장은 반바지 입장불가의 유래와 이유를 정확하게 답을 하지 못하는 웃지못할 아이러니가 있다. 전통도 없으면서 전통을 내세운다.

전통을 고수하는 것이 전통이라는 미국 PGA투어도 지난해부터 연습 라운드와 프로암 대회에서 반바지를 허용했으며 대부분의 TOP 프로들도 정규 대회 및 메이저 대회에도 반바지 라운드를 원한다.

30℃가 넘어가는 습한 여름 날씨 한국의 기후 특성상 골퍼들의 만족과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서 드레스 코드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은 길고 습하다.

패션업계의 골프 의류 구매 순위인식 통계조사를 보면 스타일과 컬러, 디자인 순으로 구입을 하고, 그 다음으로 일상 생활에 착용 가능한 스타일과 기능성, 가격 순으로 개성을 중요시 하는 한국의 골프 패션시장을 알 수 있다. 기능성과 가격을 우선하는 미국과는 다르다 것도 재미있다.

선수들에게 경기력을 위해 최상의 스윙을 할 수 있는 소재와 기능성을 갖춘 장비라는 관점에서 골프의류를 본다면 한여름 습도가 높은 한국 날씨에는 어떤 골프패션이 개성과 날씨와 경기력에 최적일까? 전혀 다른 차원의 한국형 골프 패션도 생각 할 수 있다.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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