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속 교통수단 넘어 미래성장의 근원지로
민선 7기 신성장동력사업
KTX울산역 일원에 집적
연구기관인 UNIST 인접
가용용지·교통망 등 강점

▲ 울산시 영남권 그랜드 메가시티 중심도시 수립계획도.

대부분 장기적 추진 과제

단기적 활성화 방안 시급

경부고속철도(KTX) 울산역은 단순히 울산이 빠른 철도교통수단을 보유한 것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경제·산업·관광·문화 등 울산 전반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더 나아가 울산 서부권이 4차산업 선도도시로 가는 일등공신이다. KTX 역세권 복합특화단지, 울산경제자유구역,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 강소개발특구, 역세권 1·2단계 조성, 전시컨벤션센터 조성 사업 또한 KTX울산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영남권 그랜드 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데도 일조한다.

◇울산 서부권 발전의 ‘심장’으로

KTX울산역 일원에는 민선 7기의 신성장 동력사업이 집적화되고 있다. 울산의 미래 성장의 근원지라는 말까지 나온다. 가용용지가 풍부한데다, 고속도로·철도 등 국가기관 교통망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라는 훌륭한 연구기관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과 부산, 경북, 경남 등을 아우르는 동남권 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 키울 수 있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

시가 수립한 발전 계획은 촘촘하면서도 개별 사업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효율성을 극대화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심축은 KTX 역세권 배후지역 복합특화단지 조성 사업이다. KTX 역세권 배후지역을 산업과 연구, 교육, 주거, 기업지원기능 등을 갖춘 자족가능한 신도시로 육성하려는 사업이다.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일원(153만㎡)에 8364억원을 투입한다. 스마트 주거(주거, 학교, 공공시설), 마이스 산업(컨벤션, 관광 문화), 도시첨단(에너지, 바이오산업, 미래자동차), R&D(공공 또는 민간 연구시설), 스마트에너지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3만2000명의 인구유입 효과와 1조6703억원 생산효과가 기대된다.

울산경제자유구역(경자구역)의 R&D비즈니스밸리(2.72㎢)도 주축이다. R&D비즈니스밸리는 UNIST와 KTX 역세권을 연계하고 R&D와 비즈니스 지원산업 활성화를 위해 울산시가 경자구역에 담았다. 인공지능(AI) 산업생태계 조성이 대표적이다. UNIST AI 대학원이 선두가 돼 제조업 중심의 인공지능 허브 도시를 건설,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의 가속화를 꾀한다. 대상 제조업은 미래자동차, 친환경스마트조선, 첨단화학신소재, 친환경에너지(수소, 풍력), 바이오헬스(게놈), 신산업(3D 프린팅) 등이다. R&D비즈니스밸리에서는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떠오른 마이스 산업 육성도 한다. 2021년 개관하는 전시컨벤션센터를 적극 활용, ‘세계적 혁신융합 마이스 리더, 스마트 울산 구현’을 비전으로 마이스 산업 육성과 함께 국·내외 투자 유치도 노린다.

◇4차산업 선도하는 울산 대표 신도시의 주축

KTX 역세권 일원으로 지정된 강소연구개발특구도 힘을 보탠다. 이 특구는 이차전지의 전략적 요충지다. 연구개발 촉진 지구인 UNIST, 이전 사업화 지구인 반천산업단지, 창업 생산 지구인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일원에 총면적 3.01㎢로 조성된다. 울산시는 UNIST 이차전지 연구센터·삼성SDI 등 미래형 전지 산업의 민관산학연 기관이 집약된 만큼 기술 발굴, 사업화, 판로 확보까지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한다. 특구는 울산 주력사업인 4대 에너지 브릿지와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과도 기반을 연계한다. 또 미래형 전지 산업을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과 결합해 기존 주력산업 체질 개선과 혁신 가속화를 유도하게 된다.

이밖에 송대지구와 가교지구, 머거본산업단지 개발사업 등 KTX 역세권 주변으로 민간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요 사업들이 완성되면 4차산업을 선도하는 울산 신도시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하게 된다.

◇단기적으로 KTX 역세권 활성화 방안 모색해야

문제는 있다. 대부분의 사업들의 장기과제라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KTX 역세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산역 개통 10년 동안 이용객 수가 크게 늘고 역사의 편의시설도 많이 확충됐지만, 역세권개발 실적은 초라한 게 사실이다.

울산도시공사가 주도한 역세권 1단계개발 사업의 분양이 거의 완료됐지만, 민간투자는 더디다. 주거용 부동산이 붐을 일으키면서 공동주택은 다 들어섰지만, 상업시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유동성 인구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만 쳐다보는 신세다. 그러나 이 사업은 하세월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9년 연말부터 시민들은 환승시설·아웃렛·영화관·근린생활시설·주차장(3135면)을 이용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롯데울산개발(주)이 착공을 앞둔 2018년 8월 사업 추진을 전격 중단하면서 물거품됐다. 오프라인 상권의 급격한 쇠락 때문이었다.

아웃렛·영화관·쇼핑몰을 빼는 대신 8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개발계획 변경안을 시에 제출했다가 부동산사업 ‘잇속’만 챙긴다는 악화된 지역여론에 부딪치면서 철회하기도 했다.

대신 복합환승센터의 시설을 지하1층~지상6층으로 기존보다 한 층 낮췄고, 영화관을 빼고 테마쇼핑몰을 넣겠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울산시에 개발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쇼핑몰을 경제성 있게 만드는 전략 수립이 늦어지면서다. 코로나 시대에 맞는 유통산업의 변화도 롯데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롯데가 당장에 결정한다고 해도,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 따른 변경 절차와 공사기간을 고려하면 2023년 상반기쯤에야 완공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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