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지역 시세 감안하면 감정가 6300억 이상 추산

울산시 매입 재정여력 없어...공원·공공청사 활용 힘들듯

대부분 민간에 매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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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도심의 금싸라기 땅 ‘옥동군부대’의 대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게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의 재정을 감안하면 부지매각이 군부대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조건이다. 이에따라 이 군부대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는 ‘옥동 군부대 대체시설 건설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용역비는 2억4000만원이다. 용역의 핵심은 이전이 예정된 군부대를 새롭게 조성해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방군사시설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군부대 이전방식이 ‘기부 대(對) 양여’ 방식으로 결정된 데 따른 것이다. 기부 대 양여는 지자체가 군부대 대체시설(이전부지)을 조성해 국가에 기부채납하고, 국가는 이전한 군대 부지를 지자체에 양여하는 방식으로 창원39사단이 경남 함안으로 사단본부를 옮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시는 선투자해 군부대 이전 부지를 매입하고 막사와 연병장, 훈련 시설 등 군부대의 모든 기반 시설을 조성해 줘야 한다. 군부대는 새로운 둥지로 이사만 가면된다. 입지는 울주군 청량면 국도 14호선 인근(20만㎡)으로 잠정 결정된 상태다. 국방부가 부대 배치 전략과 효율적인 작전 이행 등을 검토해 지정했다. 그린벨트 지역으로 국토부 중토위의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국토를 방위하는 명분이기에 통과가 유력하다.

문제는 울산시와 기재부, 국방부의 재산권 정산이다. 핵심은 옥동 군부대의 재산가치다. 감정가가 중요한 이유다.

1984년에 조성된 옥동군부대(10만4337㎡)는 울산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 현행 도시계획상으로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18층 이하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최근 옥동 주변 아파트 시세는 3.3㎡에 최소 2000만원에 달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6300억원(추산)이 넘는다. 울산시가 선투자(신규 부대 조성 비용) 하는 비용으로 1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선투자 비용 1000억원을 뺀 나머지 차액 5300억원은 국유재산법에 따라 국고로 귀속해야 한다. 현금으로만 가능하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물론 전체 부지는 울산시의 소유가 된다.

울산시의 재정 여력으로 볼 때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해당 부지를 공원이나 공공청사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민간에 부지를 매각하는 방법이 최우선으로 거론된다. 거액의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에 민간이 투자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아파트 개발사업 밖에 없다. 울산시도 민간에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를 위해 시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올해 연말을 목표로 ‘군부대 이전후 부지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현황조사 및 사업환경 분석 △부동산 시장 수요분석 및 주요시설 마케팅 △개발 기본구상 △사업의 타당성 분석 및 집행계획 △사업화 방안 및 실행전략 수립 △대상지 일대 도시계획 관리방안 등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시의 예산사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부지의 일부 매각은 불가피하다”며 “기재부와 협의해 울산시 전체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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