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180억에 추징금 35억

대법, 재상고심 원심 확정

사건 촉발 4년여만에 종결

가석방 없다면 2039년 출소

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구속기소된 지 3년9개월 만에, 2016년 10월 최순실의 태블릿PC 공개로 국정농단 사건이 촉발된 지 4년3개월 만에 재판을 마쳤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35억원의 추징금도 함께 확정했다.

재판부는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 국고 손실 등 나머지 혐의에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을 더하면 박 전 대통령이 마쳐야 하는 형기는 총 22년에 달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어서 가석방 없이 형을 모두 채운다고 가정하면 87세가 되는 2039년에야 출소할 수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재판은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국정농단 사건 1심은 최순실과 공모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비 중 일부를 뇌물로 인정해 징역 24년·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2심에선 삼성 영재센터 후원금이 뇌물로 추가되면서 징역 25년·벌금 200억원으로 형량이 늘었다.

국정원장들로부터 모두 35억원을 받았다는 특활비 상납 사건의 1심 재판에서는 징역 6년, 2심에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2019년 8월29일에 국정농단 사건, 같은 해 11월28일에는 특활비 상납 사건의 원심 판결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이후 사건은 합쳐 심리됐다.

두 사건이 병합된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강요죄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일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고 형량은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날 판결로 3개월 사이에 전직 대통령 2명에게 잇따라 중형이 확정되는 불명예의 역사를 쓰게 됐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9일 징역 17년·벌금 130억원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특별사면 논의의 재점화 여부도 관심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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