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 장시간 차지에

주차난 호소 주민들과 갈등

공영주차장 알박기주차로 논란

코로나·튜닝규제 완화 등 여파

울산지역 등록 캠핑카 급증세

캠핑카 전용 주차장 요구도

▲ 신종코로나 영향으로 캠핑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캠핑트레일러와 캠핑카 등 주차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생태관 인근 공영주차장에 수십대의 캠핑트레일러가 장기간 주차되어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캠핑과 차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울산에도 캠핑카나 트레일러(캐러밴)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캠핑카 등으로 주거지는 물론 공영주차장 등 곳곳에서 주차문제가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A(57·북구)씨는 아파트 주차장을 차지하고 있는 캐러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신종코로나로 저녁 문화가 실종되면서 뜻하지 않게 주차난을 겪고 있는 마당에 사용되지도 않는 캐러밴이 주차장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매일 2중 겹주차를 하는 등 전쟁을 치르는데 정작 쓰지도 않는 캐러밴이 주차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걸 보면 약이 오른다”고 말했다. 곤혹스럽긴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마찬가지다. 당초 추가금을 받고 주차를 허락했던 아파트 측이 주차난이 심해진 후 캐러밴 소유주에게 이동주차를 부탁했지만 소유주가 요지부동인 탓이다.

B(46·중구)씨는 소형 캠핑 캐러밴을 인근의 인적이 드문 곳에 세워두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뒀다가 주민들에게 항의로 아파트 측이 캠핑카 및 트레일러 주차를 금지시키면서 이동주차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주거지에서 주차분쟁이나 주차장 이용 거부로 쫓겨난 캠핑카와 트레일러들은 인근 공영주차장으로 몰려가 알박기 주차를 하고 있다. 동구 대왕암공원과 슬도 일원의 공영주차장과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생태관 인근 공영주차장에는 수십대의 캠핑트레일러가 장기간 주차돼 있지만,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라 캠핑카나 캐러밴의 이동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신종코로나 영향 등으로 비대면 캠핑을 원하는 수요가 점점 늘면서 캠핑카나 캠핑 캐러밴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의 등록 캠핑카는 지난 2018년 1003대에 불과했으나 2019년 1459대로 증가했다. 캠핑용 캐러밴 역시 2018년 2611대에서 2019년 3182대로 늘었다. 2020년 신종코로나 확산에 튜닝 규제가 완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캠핑카나 캐러밴을 소유한 시민들도 경기 부천이나 인천 남동구 등 다른 지역처럼 캠핑카 전용주차장 개설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전용주차장은 일정 비용을 받고 운영되는데 캠핑카나 캐러밴 소유주들이 개인적으로 부지를 구해 주차를 하는 것보다 저렴해 인기가 높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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