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42일 남기고 물러나

“법치시스템 파괴 국민 피해”

중수청 반대입장 거듭 피력

‘정계진출’ 명시적 언급 안해

靑, 尹 사의수용 45분만에

신현수 민정수석 교체 발표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 142일 남기고 총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난 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작심 비판한지 사흘 만이다. 윤 총장은 특히 사퇴결정과 관련해 “정권의 부당함을 직접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혀 정계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총장은 4일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의 수사권 완전 폐지를 전제로 한 중수청에 반대한 기존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이다.

윤 총장은 “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 제게 날 선 비판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계 진출’과 관련한 명시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오전 반차를 내고 직접 입장문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오는 7월24일 2년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물러나게 된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시행된 뒤 취임한 22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한 14번째 검찰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윤 총장이 이날 오후 2시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1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수리가 이뤄졌다.

윤 총장의 사퇴로 대검찰청은 조남관 대검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청와대는 검찰총장 후임 인선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차기 총장 후보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검찰 인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를 이날 수리하고, 후임에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교체 발표는 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사의 수용 발표가 있은 지 불과 45분 만에 이뤄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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