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울산 북구 산하동이다. LH가 울산시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곳에 계속해서 대규모 아파트를 지으려 하고 있다.

북구는 지난 11일 산하동 일대 7만4000여㎡에 LH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 등의 열람과 의견청취 공고를 냈다. 이 곳은 강동개발지역의 공원부지다. 일몰제로 인해 공원지정에서 해제됐다. LH가 아파트 건립을 국토부에 제안했고,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여 북구에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른 공급촉진지구 지정을 요청, 그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중인 것이다.

이 절차가 끝나면 LH는 남구 야음근린공원과 울주군 굴화태화강변과 마찬가지로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상관없이 아파트 건립에 들어간다. 야음근린공원은 시민들의 허파와 다름없는 완충녹지이고, 굴화태화강변은 공공자산이나 다름없는 태화강을 낀 수변공간이다. 강동지역 역시 강동개발의 핵심부지이므로 당초 지정돼 있던대로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미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일몰제는 시행됐다. 울산시는 부지를 사들여 공원으로 조성할만한 예산상의 여유도 없다. 국토부는 전국적으로 주택공급 확대가 큰 목표의 하나이기 때문에 특별한 걸림돌이 아니라면 모두 예정대로 아파트 건립을 강행할 것이다.

강동은 바다를 끼고 있는 수변공간이다. 수십년전 일부 지역이 관광단지로 지정되고 일부는 택지개발을 진행됐다. 하지만 롯데리조트를 비롯해 다수의 시설들이 경제성 등을 이유로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개발이 지연됐다. 다행히 몇년 전부터 공동주택들이 차례로 들어서고 택지개발도 완성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관광단지내 뽀로로테마파크도 들어오고 롯데리조트공사도 재개될 조짐이다. 골프장도 조성돼 개장을 향해 막바지 공사중이다. 관광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는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 대규모 공공주택 건립이 가시화하자 지역주민들은 강동관광단지의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물론 이미 공원지정이 해제된만큼 지주들이 제각각 개발을 진행해도 난개발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어찌보면 대규모 공공아파트에 의한 난개발이냐, 통제가 어려운 민간에 의한 제각각 난개발이냐라는, 정답이 없는 2개의 답지를 가진 2지선다형 문제지를 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수십년간 도시계획상 공원부지로 지정돼 있었다는 것은 그 필요성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국토부나 LH라고 해서 막무가내로 대규모 공공임대아파트를 짓기 위해 특별법 등에 따른 공급촉진지구로 변경해도 되는가라는 의문을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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