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통신·신사업 인적분할…혁신 기술개발 적극 투자
현대엔지니어링 IPO 추진…정의선, 모비스 지분 매입 가능성
LG는 지주사 LX그룹 5월 출범·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본격화

▲ 자료사진

재계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먼저 SK텔레콤의 인적 분할을 통한 중간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LG,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전망이다.

◇SK,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추진 공식화

15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SKT 존속회사)와 ICT투자전문회사(SKT 신설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적 분할로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인프라 등 혁신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K그룹은 SK(주)→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달 5일 기준으로 SK(주) 지분 18.29%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인수합병(M&A)을 하려면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해 그동안 투자 확대에 제약이 따랐다. 인적 분할 후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신설 투자전문회사가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 투자, 기존 키옥시아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이상의 활발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현대엔지니어링 IPO 추진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상장 후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조2000억원의 실탄을 쥘 수 있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현대차나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에 나서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면 올해 안에 정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을 합해 29.99%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2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정 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려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확보가 필수다. 현재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불과하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지분도 2.62%다. 시장에선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입 등으로 현금을 확보하면 현대모비스나 현대차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LG, 그룹 LX홀딩스 5월 출범…한화, 에이치솔루션 역할론 부각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이끄는 신설 지주 LX그룹이 오는 5월 출범한다.

(주)LG는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부문을 분리해 신설 지주회사 (주)LX홀딩스를 5일1일 공식 출범한다. LG그룹은 존속 지주회사 LG와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한다. 존속 지주회사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한다.

신설 LX 홀딩스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LX홀딩스는 빠르면 연내 LG그룹과 계열분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그룹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한 후 세 아들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동관 50%, 동원·동선 각 25%)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과 함께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어 사실상 또 다른 지주사 형태를 띠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주)한화와 한화솔루션이 합병하거나 에이치솔루션이 (주)한화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뒤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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