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공시지가도 상승
태화동 신기길 보상비 ‘2억→8억원’ 4배로 올라
학성동 60-1 일대도 10~20% 증가 사업진행 무산

울산 중구에서 예산 부족으로 추진되던 도시계획도로의 개설이 무산되거나 기약없이 중단되고 있다. 특히 일부 사업은 지난해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공시지가 상승으로 계획했던 것보다 토지보상비가 몇 배나 뛰면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15일 중구에 따르면 수년째 지지부진한 태화동 신기길 도로개설사업은 길이 100m, 폭 8m의 도시계획도로로, 울산시 특별교부세 10억원을 확보했고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의회 상임위 문턱을 넘었으나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계획했던 토지보상비가 약 2억원에서 8억여원까지 4배 가량 늘어나면서 구비 확보가 어려워졌다는게 삭감 이유다.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중구는 결국 토지보상비를 확보하지 못해 신기길 도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일대 주민들은 상습 교통정체구간으로 도로 폭이 좁아 교행이 안되고 대형 차량 진입이 어려워 화재 등에 취약하다며 몇 년 전부터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요구해왔다.

이에 중구도 시비 10억원을 확보해 사업 추진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구비가 더 필요하게 됐다.

사업이 중단되자 주민들은 크게 실망했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과 부동산 상승 등으로 땅 값이 많이 올라 보상을 많이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업 자체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중구는 기존 도시계획도로는 무산됐지만, 농소~옥동 이예로와 연결되는 도로가 생길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불편을 다소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미 확보한 시비 10억원은 동네를 위해 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구도 시와 협의해 용도를 변경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성동 60-1 일대 도시계획도로 역시 예산 부족으로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연장 120m, 폭 8m의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계획중이지만 25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역시 지난해 의회 상임위 문턱은 넘었지만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됐다. 도로개설이 급하지 않고, 이 일대 역시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인한 토지보상비가 10~20% 가까이 증가해 소요 예산이 늘어났다는게 삭감 이유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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