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10일 우리는 국회의원 300명 전부를 선출하는 선거를 치렀다. 지난 2년간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심판이라는 성격을 띤 투표 결과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평가는 냉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선거참패(Stinging Election Defeat)로 인해 한국의 지도자가 기로에 섰다’는 제목을 뽑고 윤 대통령은 야당과 협상을 하지 않는 한 레임덕(a lame duck)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참패에서 stinging은 벌이 쏘는 듯한 통증을 가져온다는 뜻이다.그런데도 대통령은 통렬한 반성과 사과 없이, 대국민 담
치명적인 코로나 19가 종식된 이후에도 한국 경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국민들은 고물가에 휘청이고 있다. 점점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위로로 삼고 힘들게 살고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시절, 정부는 의대입학정원을 기존 3000명에 2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의사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양측의 주장은 팽팽하고 마치 누가 죽나보자 식의 치킨게임을 하는 것 같다. 국민은 2000명이나 동결의 정확한 근거를 알지 못한 채, 위급한 국민의 생명이 대통령실과 의사들간의 파워게임속에 내던져진 느낌이다. 협상으
국제적으로 세상이 무섭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을 겪었다. 2020년 세계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 그리고 코로나가 주춤하자 벌어진 대해고(The Great Layoff)와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 2022년 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리가 민주와 자유의 표상으로 여겼던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와 한 지붕 두 나라의 갈등문제! 국제정치와 경제 갈등, 전쟁공포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제적 흐름에 민감한 한국 사회
1월 야누스의 달이 되면, 나라안 공적 조직, 기업, 가정에서 모두 새해인사나 신년사를 하면서 오는 해를 축복하며 결의를 다진다. 이때 윗사람은 말하고 아랫사람은 듣는다. 메시지를 말하고 듣기는 하지만 진정한 의사소통이 되고있는 것일까? 소위 윗사람의 메시지가 시대착오적이거나 잘못된 상황판단에 근거한 것이라면 구성원들은 속으로 한숨을 지을 것이다. 또 아랫사람들은 윗사람의 뜻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행할 것인가? 활발한 의사소통은 조직의 건강성을 보여주며, 소통의 실패는 조직내 모든 것을 망친다. 그 실패는 리더와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
얼마 전 ‘외교의 황제’ ‘탈냉전의 설계자’로 불린 미국 외교가 헨리 키신저가 별세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에게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 오직 국익만이 존재할 뿐이다(America has no permanent friends or enemies, only interests).” 이 노련한 외교전문가는 우리에게 국제사회의 냉엄함과 동시에 인간 본성의 이중성을 알려주었다.이 명언과 궤도를 같이하는 직장인들의 표현이 있다면, 영어 신조어 ‘프레너미’이다. 이 단어는 친구(friend)와 적(
챗GPT 상용화 1년이 지난 지금, 급속도로 진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챗GPT를 발표한지 단 몇 주 후,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챗GPT의 아버지’라 불리는 샘 알트만이 오픈AI에서 쫓겨나고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하기로 하는 등 단 며칠 동안의 미국 실리콘밸리의 드라마는 덤이다. 어쨌든 기술의 급격한 변화만 두고 보자면, 인공지능은 효율성과 혁신을 위한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동시에 디지털 혁명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더욱더 증
볼로드미르 젤렌스키(Volodymyr O. Zelenskyy)는 강대국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현직 대통령이다. 그는 대통령 초기에는 공식직무를 수행하는 장소에서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에 소위 양복 정장을 입었고 넥타이를 맸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후로는 전투복을 입기 시작했고 덥수룩한 수염도 기르고 있다.지난 2022년 4월 한국 국회의사당에서 화상연설을 할 때 그리고 2022년 말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과 의회를 방문해 연설할 때도 전투복을 입었다. 영국 의회 연설과 유엔총회
동서양을 막론하고 좋은 리더의 자질로 의사소통능력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기업직무교육 전문기관인 휴넷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리더’는 부하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소통형 리더’(52%)이었고, 구성원을 존중하고 섬기는 ‘서번트 리더’가 2위이었다. 카리스마 리더는 하위에 속했다. 최악의 리더는 ‘언행불일치형 리더(37%)’이었고, 이어 명령과 복종을 강요하는 ‘권위형 리더’와 구성원을 믿지 못하는 ‘불신형 리더’이었다.현대적 리더에게 ‘소통능력’이
죽음과 공포 그 자체이었던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지금, 그 후유증은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용시장에서의 직원 ‘업무 저몰입’이라는 새로운 경향은 기업이나 정부조직의 리더들을 당황시키고 있다. 그동안 기성세대가 생각했던 가치관과 소위 MZ세대라고 일컫는 신세대간의 가치관과 행동방식이 크게 충돌하는 모양새이다. 대퇴사, 대량해고,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등 현상이 등장했다.미국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조용한 퇴사를 하겠다는 비율이 59%에 달한다. 어차피 나를 평생고용할 것도 아니고 하나
우리는 여러모로 위험과 불확실성의 현대 산업사회에 살고 있다. 21세기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한국도 한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현대 산업사회는 물질적 풍요를 쟁취했지만, 기술적 진보 때문에 새로운 불안이 증대되는 위험사회(Risk Society)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과학기술의 발전은 막대한 생산력을 제공했지만, 그로 인해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 위험 상황속에서 정작 개인의 삶은 불안하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존 K. 갤브레이스는 1977년 저서
근래에 영국 BBC Worklife는 직장생활 문화 이해를 돕기위해 한국의 ‘꼰대(Kkondae)’라는 개념을 세계에 소개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꼰대는 잘난 척하고 거들먹거리는 늙은 사람들”로 지칭하며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모욕적으로 사용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꼰대는 원하지도 않는 조언을 하고 후배에게는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관리자”를 지칭하며, “거의 모든 직장에는 꼰대가 있다”라고 전했다.문화를 넓은 의미로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면, 한국의 꼰대질과 갑질은 가정과 조
한미수교 70주년을 맞아 미국에서 한미정상회담 준비가 한창이던 2023년 3월 초였다. 미국 텍사스주 의회에서는 11월 선거때 텍사스 분리독립 여부를 묻자는 법안이 발의됐다. 슬레이턴(Bryan Slaton) 하원의원이 발의한 소위 ‘텍시트(TEXIT) 주민투표 법안’이다. 이는 ‘텍사스’(Texas)와 ‘탈퇴’(exit)를 합성한 말로, 텍사스주가 연방국가인 미합중국에서 탈퇴, 독립해 ‘텍사스 공화국’을 만들자는 것이다. TEXIT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BREXIT를 모방한 합성어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 미국의 주
한국 대통령이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미국 국빈방문을 끝낸지 1주일이 지났지만, 방문 성과에 대한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어떤 이는 ‘최대 성과’라고 극찬하고, 어떤 이는 ‘빈손 외교’라고 비난한다. 전통적으로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오면, 없던 지지율도 살아나는데 이번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이 시점에서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냉정하게 평가해보는 것은 차후 발전을 위해서 필수작업으로 생각된다.올바른 평가는 한미동맹이 무엇인지와 미래비전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한반도에서 발발한 전쟁이 1953년
지금도 각국 대사관이 여럿 있는 서울 정동과 덕수궁 돌담길은 항상 정겹다. 이곳은 연인들이 자주 찾는 데이트 코스다. 그러나 이곳 덕수궁은 조선말기 고종이 신변위협을 당하며 국권을 침탈 당했던 비운의 장소이기도 하다. 고종은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제1대 황제다. 재위 기간은 1863~1907이다. 이 기간동안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조선 침탈 야욕이 가속화했고, 대내적으로는 왕가의 분열, 개화파와 수구파의 대립이 격화했다. 왕은 열강들 사이에서 외교적 노력과 대한제국 수립 선포 등으로 자주권을 지키려 했다. 190
지난 1월말 국내 여러 언론매체들은 미국 갑부들의 통큰 기부에 관한 미국 의 2023년 1월23일자 뉴스를 전했다. 미국 부자 자선가 25인이 주식시장의 약세로 자산 가치가 15%가량 하락했음에도 기부액은 늘렸으며, 이들이 2022년 기부한 액수가 33조원(27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33조원이면 1000만명의 주민을 가진 경기도 금년 1년 예산과 맞먹는다.이들의 기부는 기업기부가 아니라 개인재산을 내놓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워런버핏, 빌게이츠 부부 그리고 메켄지스콧이 선두에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투자
새해 1월도 여느 달과 같지만 우리는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1월은 지난 해의 아픔과 아쉬움을 떨쳐내고 새해의 희망과 포부를 가져보는 달이기도 하다. 온라인 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가 한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중이 꼽은 2023년 1위 키워드는 건강, 2위와 3위는 경제적 자유와 행복 순이었다. 이어서 취업, 여행, 평범한 삶, 성공, 경기 안정, 체중 조절, 국가 안정 등이 상위 키워드로 확인됐다. 사회와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의 우려와 불안이 특히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요즘 젊은 세대는 누구를 만나든 MBTI를 묻는다고 한다. 이 검사가 완전히 신뢰할 만한 심리검사는 아니라는 반박도 있으나, 신세대들이 ‘과몰입’하고 있다. 특히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MBTI를 공유한다”는데, 이는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출발한다. 최근에는 자신의 졸업후 진로적성과 직장내 상사와 팀원들을 이해하기 위한 방식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자신을 은폐하면서 뒷담화나 모략을 꾸미던 꼰대 선배들과는 다르게, 솔직하게 나는 이러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서로 쉽게 소통하자는 긍정적 의미가 훨씬 크다. 폭발적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군중압사로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시민들의 추모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14개국 26명의 외국인도 희생되어 뜻밖에 세계뉴스가 되어버렸다.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핼러윈이 뭐길래’라는 말을 시작으로 사과와 사퇴, 고위직들의 희생양 찾기, 책임자들의 다양한 비난회피 전략 등이 눈에 띈다. 국내 언론보도 제목은 이렇다. 사고지점 인근 용산구 공무원들 “우리는 소관 부서 아니다” 외면,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투입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용산서 부실대응 이면엔 ‘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으로 난감할 때가 있다. 자신이 명백히 잘못해놓고도 사과를 거부하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이다. 이때 우리는 우선 이 사람이 왜 이러는지 그 심리라도 알고 싶다. 그 다음 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부부나 선후배 사이의 사적 관계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지만, 정치나 공공 분야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하면 언론을 타면서 격렬해지고 민감해진다.미국에서도 유명인이나 대통령의 실언이나 폭언으로 세상이 시끄럽기도 하고, 진심어린 사과로 매듭이 풀리기도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외교활동 중 터
미국의 9월초는 새 학년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이 있는 집이면 8월 마지막 휴가를 함께 보내고 신학기 준비에 바쁘다. 영어로는 ‘Back to School’ 시즌이다. 곧바로 9월 첫 월요일이 노동절(Labor Day)이어서 토~일~월 연휴를 즐긴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1년전 2001년, 미국인들의 신학년의 설렘과 노동자 휴식의 즐거움은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나자 산산조각이 났다.2001년 9월11일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인근 국방성 건물이 비행기테러를 당했던 것이다. 미국은 경악했고, 미국은 공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