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업 바지선이 와이어로 끌어올리면
자항선이 잠수, 세월호 떠안고 나와
목포항의 SPMT가 육지로 하역작업

▲ 김문식 울산항만물류협회장·경상일보 독자위원

사회 시스템이나 국가 운영은 크고 작은 실패와 시행 착오를 거듭하면서 더욱 성숙하고 발전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과연 그런 홍역과 시행 착오의 비싼 비용만큼 소득을 거두고 있는가? 잊혀질만하면 악몽처럼 또다시 나타나는 대형사고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동안 지불한 막대한 비용에 비해 얻은 것이 별로 없다는 자괴감에 빠진다. 중요한 것은 대형 사고나 실패의 교훈에서 누가 더 빨리 더 투철하게 배우느냐 하는 것인데 우리는 아무래도 소 걸음, 거북이 걸음이다.

우리 사회는 엄청난 대형 사고를 많이 겪었다. 강남 한가운데에 지은지 불과 6년지난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사망 501명, 부상 939명을 기록하는 해방후 단일사고로는 최대 규모였다. 또 우리 가슴을 짓누른 성수대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공사구간 폭발사고로 수많은 생명이 숨지는 사고도, 터파기 공사 인부의 LP가스관 파손을 방치한 인재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보듯이 인재(人災)는 엄청난 재앙을 동반한다. 우리는 말로만 안전을 외치면서 실제로 무감각하게 살아온 것이 아닌가한다. 기억하기도 싫은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되었다. 세월호를 성공적으로 인양하여 모든 사고 수습을 끝내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희망한다.

필자도 해운업을 하면서 이번 세월호 인양 작업에 참여하게되어 성공적인 인양작업이 되도록 바다 날씨부터 모든 것이 사고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인양 작업에 한국 기업이 주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나라는 수중작업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숙련된 잠수 인력이 있어 세계에서 최고의 수준이다. 특히 UDT/SEAL에서 젊은 시절 훈련된 전문 요원들이 수중작업 관련업을 하는 최고의 베테랑들이 세월호 선실 어둠에서 구조해나오는 그들의 노력은 영웅으로 대우해도 부족하다.

이번 세월호 인양에 투입되는 장비는 (1) Self-Propelled Barge(자항선) (2) Jack up Barge(잭업바지) (3) Self Propelled Modular Trailer(셀프모듈트레일러란) 등이다. 세월호의 인양 과정의 투입되는 장비를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위해 생소한 이름을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세월호를 일정 높이까지 들어올린 잭업바지선(BARGE)이란? BARGE선에 양쪽 4곳에 대형 유압잭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기둥의 높이는 바다 수심에 따라 대형 톤수의 작업 BARGE를 선택하여 양쪽 4곳에 바다속 바닥까지 내려가서 고정시키고 잭을 작동시키면 BARGE가 하늘로 상승하여 바닷물에서 분리되어 허공의 기둥에 바지선이 허공에 떠있는 해상의 작업 기지가 되는 기능이며 이는 파도와 날씨에 영향을 받지않고 육지처럼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주로 해상 공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둘째, 자항선이란? 일반 BARGE는 앞에서 예인선으로 끌고 항해하지만 자항선을 자기 스스로 운항하는 동력달린 바지선으로 특징은 제품을 선적한 상태로 원하는 일정 바다속 깊이까지 잠수함처럼 잠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선박이다. 초대형 제품을 크레인으로 들어올릴 수 없는 제품을 바다 한가운데 설치 구조물에 설치하고 잠수하여 제품을 하역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셋째, SPMT(셀프모듈트레일러란)? 모듈 1대의 길이는 약 9m, 폭 2.5m, 높이는 최저 1.3m이며, 1대에 실을수 있는 최대 중량은 200톤이다. 이 장비는 1대에서부터 수백대까지 원하는 위치에 장비를 배치하여 각자 자기의 위치값을 1대의 컴퓨터 리모컨에 X, Y 좌표를 입력하면 수많은 장비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설계대로 중량을 들어올려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운송하여 하차하는 장비이다. 크레인으로 들어올릴 수 없는 제품을 설계하여 운송후 하역시 하역지그를 설계대로 설치하고 그 위에 제품을 하역하고 나오는 특수 전자 장비이다.

설명한 3가지의 장비는 수많은 첨단 장치의 기능이 있지만 지면으로 설명을 할 수가 없어 인양 작업방법은 (1)잭업 바지선 2척이 세월호 양옆에서 와이어 설치로 일정 높이까지 끌어올리면 (2)자항선이 세월호 밑으로 잠수하여 깊게 들어가서 자항선에 잠수시 물을 채운 것을 배수하면 부력으로 상승하여 세월호를 떠안고 나오는 방법이며 (3)목포항까지 운항하여 도착하면 SPMT 76대를 조립하여 대기하다 장항선 위로 올라가서 세월호를 떠서 육지로 하역하여 육지의 거치대에 하역하고 SPMT가 철수하면 작업 종료가 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저 멀리 서해바다에서 벌어지고 세월호 인양과 관련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바라며 그동안 너무나 큰 사고가 많이 일어났고, 모두가 잊고 싶은 일들이다. 그러나 지우개로 지워나갈 수 있는 일들이 아니라 잊어서는 안될 것을 잊을 때 사회는 건강을 잃기마련이다.

김문식 울산항만물류협회장·경상일보 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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