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홍 사회부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이 수많은 감동을 선사하면서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단연 최고 히트 상품을 꼽으라면 ‘영미’로 대표되는 ‘여자 컬링 대표팀’을 꼽을 수 있다.

경북 의성여고에서 방과후 특기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한 (김)영미와 영미 친구(김은정), 영미에게 물건을 전해주러 컬링장에 왔다가 얼떨결에 컬링을 하게 된 영미 동생(김경애), 영미 동생을 따라 컬링에 뛰어든 영미 동생 친구(김선영), 나중에 합류한 영미 동료(김초희)의 동화같은 도전 이야기는 국민들을 ‘컬링앓이’하게끔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국 컬링이 척박한 환경에서 꽃을 피웠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지난 2006년 경북 의성에 ‘의성 컬링센터’가 들어서기 전까지 국내 컬링전용경기장이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컬링대표팀 선수들은 많은 지원을 받지 못했고 팬들의 응원도 없는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기 일쑤였다.

하지만 경북체육회나 경북컬링협회는 의성을 컬링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서 비인기종목임에도 물심양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깜짝 스타로 발돋움한 것 같지만, 여자컬링대표팀의 면면은 화려하다. 국내대회 석권은 물론이고 지난해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 아시아태평양 주니어대회 결승진출 등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체육 한 종목이 성공함으로써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체육인프라와 체육관련사업 예산지원이 열악한 것으로 꼽히는 울산도 이 점을 주목하고 배워야 한다.

곽상도 의원이 제출받은 지난해 전국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전국 체육시설의 44%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반면 울산은 2.53%에 그쳤다. 각종 체육관련사업 역시 수도권 위주로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이 2006년 의성에 컬링센터를 건립하면서 ‘올림픽에 참가, 무조건 메달 획득’이라는 명확한 목표의식을 갖고 시작하진 않았을 테다. 체육인프라를 조성하고, 선수들을 육성하면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같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달콤한 열매’에 더 가깝다. 울산도 현 시점에서 갖춰져 있는 체육인프라는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컬링 메카 경북처럼 잘 할 수 있는 종목을 고민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종목이 던진 교훈이다.

정세홍 사회부 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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