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박모씨의 부모 병원순회
초기 신원확인 어려워 발동동
결국 사망자로…안타까움 더해

▲ 울산 시내버스사고 현장

“제 딸이 사망자 명단에 있나요? 제발, 제발…”

울산에서 발생한 아산로 시내버스 사고로 소중한 딸을 잃은 부부의 애처로운 모습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아산로 시내버스 사고가 발생한 5일 오전 11시30분께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 한 부부가 다급한 발걸음으로 찾아왔다. 부부는 절박한 모습으로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명단의 이름을 물었다. 이들이 찾는 사람은 이번 사고로 숨진 박모(여·29)씨로, 이들 부부의 딸이었다.

이들이 울산대학교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동강병원으로 이송된 사망자의 신원이 40대 여성이라고 확인됐을 뿐, 나머지 1명 사망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부부는 울산대학교병원에 이송된 환자 명단에서 딸이 없다는 것을 확인 후 동천동강병원, 동강병원, 시티병원 등으로 전화를 돌리는 등 안절부절한 모습이었다.

부부는 “딸이 매일 133번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아직까지(당시 11시30분께)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되질 않는다”며 “버스에 탄 게 확실하다. 휴대폰은 켜져 있는데 전화도 받지 않아서 너무나 불안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사고 처리를 하던 경찰관은 안절부절하는 부부를 목격하고, 여러 방면으로 부부의 딸 신원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에도 사망자의 신원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 현장에 출동했던 응급구조사가 “사망자 중에서 20~30대로 추정되는 여성은 없었다”고 해 부부는 잠시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부의 딸 박씨는 지문확인 등의 절차를 통해 시티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조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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