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장애 판정 받은 40대

정신질환 의심자로부터 폭행 당해

“동일인이 1년여에 두번 살해 협박”

피해자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올려

▲ 자료사진
울산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폭행’이 일주일여만에 또다시 발생해 처벌 강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피해자의 경우 1년 전에도 같은 가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바 있어 사법당국 조치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 보인다.

21일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시20분께 중구 약사동에서 60대 남성 A씨가 40대 남성 B씨의 얼굴 등을 무차별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때려 코뼈를 부러뜨리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살인 탈주범과 비슷하게 생겨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고 의심, 정신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며 거주지를 대상으로 다른 피해자는 없는지 등을 집중 살펴볼 계획이다. 다만 경찰은 A씨가 범행을 인정해 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추후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 사건은 피해자 B씨가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제대로 된 처벌을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B씨는 “20여년 전 교통사고로 장애 4급을 받아 항상 통증을 느끼고 뛰지도 오래 걷지도 못한다. 지난해 3월께 A씨가 제 가게 앞에서 큰 소리로 횡설수설해 영업방해하지 말라고 했더니 다짜고짜 뺨을 때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쌍방폭행이 될 것 같아 방어만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 살해 협박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난뒤 지난 16일 B씨는 “지난해 자신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A씨를 우연히 만나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얼굴은 피범벅이 됐고 코뼈가 부러졌다. 이번에도 칼로 찌른다는 살해 협박을 받았다”며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가 진료비만 하루에 100만원 가까이 나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제대로 된 조사를 했는지 의심이 든다”며 “제대로 조사를 다시 해서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한다. 그 사람이 가게로 찾아올까봐 무섭다. 죽고 싶지 않으니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경찰은 “살해 협박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 상해 혐의는 인정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A씨의 정신질환 진단서는 없지만 수사과정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걸로 의심된다. 피해자인 B씨에게도 피해자 구제제도 등을 통해 병원비나 치료비 지원 여부를 확인중이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폐지를 줍던 70대 할머니가 20대 청년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사건과 경남 거제에서 50대 여성이 건장한 청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묻지마 폭행사건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과 공분이 커지고 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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