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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역 연예계의 ‘도깨비 방망이’

기사승인 2019.07.15  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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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진 행복한 노래교실 원장

‘당신의 몸값은 얼마라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당신이 이 같은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답변을 할까. 물론 유명인들에게는 대략적인 데이터가 공개돼 있어 쉽게 답을 내놓을 수가 있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일반인들은 참으로 난처할 수밖에 없다. 몸값이라는 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척도임을 뻔히 알기에 함부로 말하기도 곤란하다. 헐값을 매기자니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높게 올리자니 남 보기가 괜히 민망해진다. 그래도 ‘지나치게 겸손한 금액’이라거나 ‘너무 낮게 잡은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으면 빈말인 줄 알면서도 체면치레는 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다. 하지만 잘못 언급했다간 ‘터무니없는 자기애’ 내지는 ‘망상’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평범한 사람들이야 무슨 말을 하든 큰 관심을 못 끌겠지만 꽤나 존재감있는 사람들이라면 함부로 얘기했다간 누리꾼의 ‘공분’을 살 수도 있다. 스포츠선수나 연예인들의 몸값 시비가 종종 언론을 타는 경우가 그렇다. 얼마전 한 방송인의 강연료 논란이 대표적 사례다.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에서 두드리는 망치와 목수가 두드리는 망치의 가치가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공감이야 가지만 우리 사회에선 아직 요원해 보인다. ‘평등함’과 ‘공평함’의 구별은 말이 쉽지 현실에 적용하기란 그리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종합편성채널 의 ‘미스트롯’ 프로그램의 후일담이 화제다. 방송사는 ‘종편 예능 최고 시청률’이라는 명예를 얻었고, 입상한 트로트 가수들은 실력이 입증되면서 인생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한 연예프로에 출연한 우승자는 ‘출연료가 10배 올랐다’고 밝힐 만큼 신분의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미스트롯’ 출연 전까지 무명 가수였다. 심지어 수입이 일정치 않아 부업까지 해야 했다고 고백한 가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이들에게는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향후 공연계획도 꽉 짜여 있어 지역에서는 일정 잡기조차 어렵다. 몸값은 갈수록 뛰어 말 그대로 ‘도깨비 방망이’를 얻은 셈이다.


하지만 지역연예인들의 입장을 살펴보면 마냥 기뻐할 수도 없어 안타깝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의 몸값을 생각하면 상대적 박탈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터이다. 이번에 수상한 가수들의 과거처럼 차마 입밖으로 출연료 얘기를 꺼내기조차 미안해진다. 그냥 ‘열악하다’는 말로 얼버무리기에는 너무 초라한 느낌이 들어서다. 오늘날 무한 경쟁사회의 당연한 구조라고 해도 참담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 말을 아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나마 무대에 올라가는 기회조차 박탈당하기 일쑤니 단지 액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해본다.

연예계에서 출연료의 양극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기도에 따라 천차만별인 건 누구나 다 안다. 각고의 노력으로 스타덤에 올랐다면 상응하는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쳐 관련 업계 전체가 수렁에 빠진다면 그 누구도 행복한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한 둘의 주연급 출연료로 행사비의 대부분이 들어가면 나머지 출연자의 몫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일부에서는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얼굴 알리기’를 했으니 만족하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한다. 무슨 재능기부도 정도껏 해야지 매번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게다가 ‘남는 장사’가 아니면 연출이나 무대시설 등이 부실하기 마련이다. 결국 예능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시킬 뿐이다.

이제 지역 연예계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이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흥행’ 위주가 아니라 ‘지역 발전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변이 단단해야 한다. 모든 분야가 제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어야만 비로소 지역경쟁력이 생기는 법이다. 상당수 지자체가 지역예술인들이 주무대 등에서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배려행정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울산시를 비롯한 5개 구·군 등 지자체에서 지역 연예인들이 지역민이나 관광객들에게 그들의 다양한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많이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영진 행복한 노래교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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