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울산옹기축제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축제가 20년간 이어져 왔다는 것은 옹기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꾸준하게 이어져 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이야 울산옹기축제가 문화관광축제로 이름을 올릴 만큼 명성을 얻었지만, 초창기 축제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옹기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으기에는 역부족인 환경이었다. 아파트 중심의 도시 생활이 안착하면서 옹기는 점차 자취를 감춰가던 시점인데다 옹기가 음식을 담는 실용 그릇에서 문화재라는 개념으로 인식이 형성되던 과도기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제1회 옹기축제는 옹기장인들과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시작됐다. 장인들의 주체적인 움직임은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고 옹기문화를 재구성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었다. 옹기장인 뿐 아니라 옹기 산업의 종사자 전체가 참여했다는 측면에서 마을축제로서 모범적인 면모까지 보여주었다. 사실 첫 축제는 기대 이상의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으며 옹기가 지역특산품으로 자리 잡는데도 밑거름이 됐다.

▲ 2020 옹기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옹기제작 체험을 하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시작은 미미했지만 옹기축제는 역사를 이어가면서 점점 규모가 커졌다. 주제와 특징이 분명한 옹기가 가진 인식의 범주를 새로운 틀로 구성하여 시대정신과 감각에 맞는 기호로 풀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은 2일에서 4일로 늘어났다. 축제 명칭도 ‘외고산 옹기축제’에서 ‘온양옹기축제’로, 다시 ‘울주 외고산 옹기축제’에서 ‘울산옹기축제’로 바뀌어 가며 범주를 확대해 나갔다. 현재는 축제평가위원을 중심으로 축제자문위원회도 구성되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축제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울산옹기축제는 울산의 근현대 산업사 중의 한 장면을 문화로 승화시킨 새로운 문화자원이다. 20년을 이어온 옹기축제가 지역문화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 축제로 굳건하게 자리 잡길 기대한다.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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