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배달·김장봉사 등 급감

기부금마저 뚝 끊겨 ‘씁쓸’

공동모금회 52억여원 목표

내달부터 두달간 특별모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연말 온정마저 또다시 차갑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올해 울산지역에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을 통한 봉사나 기부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지역 기업체의 김장봉사도 예년보다 물량이 줄었다. 지난해 17년만에 사랑의 온도탑 100℃ 달성에 실패한 울산 사랑의 온도탑은 올해 모금목표액을 25.5%나 낮춰 잡았다.

24일 밥상공동체 부산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에 전달을 의뢰하거나 진행된 연탄봉사는 단 1건도 없다. 부산연탄은행은 울산과 부산, 경남지역을 총괄하고 있다.

강정칠 부산연탄은행 대표는 “울산의 경우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부산에 비해 많이 없지만 예년에는 직접적으로 연탄봉사를 하거나 기부를 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올해 울산은 전혀 없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에 비해 20~25%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울산은 울주군 석유화학단지 일대나 남구 선암동 등지를 제외하고는 연탄 사용가구가 많지 않다. 그래도 그동안 부산연탄은행을 통해 연탄봉사를 하거나 의뢰를 하는 사람이 꽤 있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아예 발길이 끊겼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전국 연탄은행들은 연탄 기부와 연탄 나르기 봉사를 동시에 진행하는데 거리두기 격상으로 향후 봉사자 발길마저 끊길 판이다.

이와 함께 복지관 등 취약계층에 전달되는 김장김치의 양도 크게 줄어들었다. 매년 지역 기업 등은 김장철이 되면 재료를 직접 구입, 봉사자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는 방식으로 취약계층에 김치를 전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대면 봉사가 마땅치 않고 대규모 인원이 모여 봉사할 여건이 되지 않아 대부분의 기업들이 완제품을 구입해 전달하는 비대면 시스템으로 바꿨다. 예년에 비해 예산을 줄이지 않았더라도, 방식이 바뀌다 보니 전달되는 김치의 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역 기업체의 한 사회공헌 담당자는 “올해는 노력봉사나 대면봉사를 할 상황이 아니다보니 대체적으로 언택트 쪽으로 추진했다. 기부 물품도 신종코로나 키트 등으로 바뀌었는데 아무래도 사정이 좋지 않으면 제일 먼저 줄이는 게 이런 쪽 아니겠느냐”고 털어놨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내달 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두 달간 사랑의 온도탑 집중모금 캠페인을 벌인다. 목표액도 52억5000만원으로 25.5% 줄었다. 모금회 관계자는 “기업체 사회공헌 예산이 정해져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거의 소진했을 기업들이 대다수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집중모금 때 힘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면서 “기존 기부자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견기업이나 새로운 기부자 발굴을 열심히 해보려 한다. 더이상 언제까지나 활발하게 기부했던 대기업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정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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