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세계 음악 역사에는 부부음악가, 부자음악가, 형제음악가, 자매음악가, 남매음악가 등 온 가족이 음악을 하는 음악가 집안이 많다. 당대는 물론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 알려져 있는 음악가 집안 가운데 이탈리아 작곡가 스카를라티는 부자(父子)음악가로 유명하다.

아버지 알렉산드로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 1660~1725)는 시칠리아 팔레르모에서 태어나 어릴 적 로마에 가서 음악교육을 받고 19세(1679년)에 오페라 <꼭 닮은 사람>을 발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후 알렉산드로는 1685년 나폴리 왕실 악장이 되어 나폴리에서 살기 시작했다. 1717년부터 5년간 오페라 상연을 위해 로마에가 있던 시기를 제외하면 젊은 시절부터 쭉 나폴리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의 별명은 ‘나폴리 악파의 아버지’가 됐다. 당시 전 유럽에서 나폴리음악, 특히 나폴리오페라가 성행했다. 그는 115곡의 오페라를 작곡해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 외에도 칸타타나 나폴리 민요를 많이 작곡하여 지금도 전 세계 음악 무대에 많이 올라가고 있다.

알렉산드로 스카를라티의 다섯번째 아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1865~1757)는 어려서부터 나폴리 궁정악장인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16세(1701년)때 나폴리 궁정예배당의 오르간 주자로 임명되어 일하다가 로마에 가서 대위법을 공부하여 아버지처럼 오페라 작곡가로 데뷔했다.

도메니코는 1708년에 피렌체와 베네치아로 유학을 했다. 그때 독일에서 온 건반의 대가 헨델을 만났다. 헨델과 도메니코가 음악경연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기서 도메니코는 하프시코드의 우승자가 됐고 헨델은 오르간 주자로 우승했다. 이 일로 헨델과 스카를라티는 동갑내기 친구로서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며 당대 최고의 음악가로 성장했다.

하프시코드의 대가가 된 도메니코는 하프시코드 곡을 555곡이나 작곡했다. 1721년 포르투갈 궁정 악장이 되어 리스본에 정착했다. 왕녀인 마리아 바르바라의 하프시코드 교사로 일하다가 그녀가 스페인 왕자와 결혼하여 스페인으로 갈 때 함께 마드리드로 이주하여 거기서 일생을 마쳤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 Alessandro Scarlatti 작곡, Le Viol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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