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음악사에서 바로크 시대(1600~1750)의 영향력이 큰 작곡가를 말 할 때 독일의 바흐(1685~1750)와 헨델(1685~1759)을 꼽는다.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었고 헨델은 ‘음악의 어머니’로 불렸다. 물론 당대에 그런 별명을 얻은 것은 아니고 그들의 음악적 업적이 평가되던 후세에 역사가들이 별명을 붙인 것이다. 물론 이에 버금가는 이탈리아 작곡가들도 여러 명 있고 다른 나라에도 나름 영향력 있는 바로크 음악 작곡가들이 많이 있다.

프랑스 출신의 마르크앙투안 샤르팡티에(Marc-Antoine Charpentier 1643~1704)는 바로크 음악의 유명 작곡가 중 한명이다. 샤르팡티에는 처음에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유학을 갔다. 거기서 카리시미(Giacomo Carissimi 1605~1674)의 음악을 듣고는 미술을 그만두고 음악으로 전향하여 카리시미에게 작곡을 사사했다.

프랑스로 돌아온 샤르팡티에는 기즈 공작 부인에 고용되어 세속적인 작품 뿐 아니라 모테트나 송가 등을 쓰기 시작했다. 1679년부터는 루이14세의 장남 그랑 도팽 루이에게 고용되어 샤르트르 공작의 과외교사 노릇을 하기도 했다. 그 후 생 루이성당의 악장이 됐다. 루이성당에서 활동하는 동안 라틴어로 오라토리오도 쓰고 모테트나 송가 등 교회 음악도 활발히 작곡했다. 1683년 드디어 왕실예배당의 새 악장 오디션에 신청했다가 병으로 인해 응하지 못했지만, 그 후 미셸-리샤르 드 랄랑드(Michel-Richard de Lalande 1657~1726)와 함께 당대 프랑스 최고의 작곡가로 꼽혔다.

프랑스 최고의 극작가 장바티스트 포클랭(Jean-Baptiste Poquelin), 피에르 코르네유(Pierre Corneille 1606~1684) 등과 함께 코메디 프랑세즈를 위한 곡도 만들었다. 만년에는 교육에 힘썼으며 100여곡이 넘는 모테트와 많은 종교음악을 작곡했다. 24곡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이야기>는 그의 이탈리아 스승인 카리시미의 오라토리오를 프랑스 음악에 이입한, 힘찬 표현이 돋보이는 좋은 작품이다. 오페라 <메데>도 전해진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 샤르팡티에 Charpentier 작곡, Te D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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