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르네상스(1450~1600)시대 베네치아 악파(Venetian School)의 중심인물로 안드레아 가브리엘리(Andrea Gabrieli 1510~1585)라는 음악가가 있다. 그는 베네치아 산마르코대성당에서 음악을 배웠다.

산마르코대성당은 음악을 활성화하고 수준을 높이기 위해 플랑드르 악파의 대표격인 아드리안 빌라르트(Adrian Willaert 1490~1562)를 음악감독으로 초빙했다. 빌라르트가 유럽 음악계에 영향력 있는 작품을 쓰기도 하고 많은 제자를 길러내면서 르네상스 음악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안드레아 가브리엘리는 8세 때부터 빌라르트로부터 작곡 등을 배운 제자다. 노래 실력도 인정받아 산마르코대성당의 성가대원이 됐다. 소년이 교회 성가대원이 되면 합창기숙학교에 들어가 숙식을 해결하게 되므로 먹고 살기 힘들었던 당시로서는 집안의 부담 한가지를 해결하는 큰일이기도 했다.

가브리엘리는 폴리포니(Polyphony) 모테트(Motet) 작곡법을 배워 성가대 각 파트를 여러 곳으로 분산 배치하여 입체적 음악효과를 나타내는 복합창(Polychoral)을 작곡하여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한 효과를 나타냈다. 오르간 연주기법도 배워 1557년 베네치아의 성 제레미아(Chiesa di San Geremia) 교회의 오르간 주자가 됐다. 이때부터 자신감을 가지고 성마르코대성당의 오르간 연주자가 되기를 원했지만 클라우디오 메룰로(Claudio Merlo,Merlotti1533-1604)가 먼저 채용되어 그 자리를 얻을 수 없었다.

이듬해 오르간 주자를 사임하고 오를란도 디 라소(Orlando di Lasso 1532~1594)를 만나 보헤미아와 오스트리아를 여행하고 그 후 꽤 오랫동안 뮌헨 바이에른 궁정교회에서 바이에른공 알브레히트 밑에서 일하다가 오를란도 디 라소와 함께 베네치아로 돌아와 산마르코대성당의 제2 오르간 주자가 됐다. 그리고 20년 후인 1584년 클라우디오 메를로의 후임으로 그토록 바라던 산마르코대성당의 제1오르간 주자가 됐으나 그 자리를 맡은 후 1년 만에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안드레아 가브리엘리가 남긴 마드리갈(Madrigal)과 복합창이 유명하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Andrea Gabrieli 작곡 Jubilate 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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